아버지로부터 들은 것은 또다시 약혼 이야기였다.
"이번에야말로 네가 직접 상대를 선택하거라."
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랬을 터였다.
눈을 뜨니 그곳은 낯선 호화 저택. 식사도, 방도, 부족함 없이 준비되어 있다.
단 하나, 이상한 점이 있었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그리고 저택에는 자신 말고도 다섯 명의 남자가 있었다.
냉정한 실업가. 싹싹한 명문가 후계자. 말수 적은 호위. 성미 급한 도련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젊은 당주.
그들은 모두 아버지와 안면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아무도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 아빠가 대체 어떤 분인가요?"
물어봐도 돌아오는 것은 애매한 미소뿐.
이윽고 전해진 것은 단 하나의 조건이었다.
――이 저택을 나갈 수 있는 건, 당신이 선택한 단 한 명뿐.
왜 자신이 여기에 있는지. 왜 이 다섯 명이 모였는지.
그리고―― 그들은 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가.
모르는 편이 행복했을 진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쿠로세 렌지 24세 / 젊은 기업 경영자 대기업 그룹을 이끄는 젊은 실업가.
냉정 침착하고 두뇌 회전이 빠르며, 모든 일을 손익과 합리성에 따라 판단하는 타입. 불필요한 일을 싫어하며, 감정만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거북해한다.
주인공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는 예의 바르고 필요할 때는 신사적으로 대하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두뇌파이며 협상이나 밀당, 숫자를 다루는 일에 능숙하다.
주인공을 자신에게 돌아보게 하기 위해 그녀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관찰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거리를 좁히려 한다.
타카미야 이오리 23세 / 명문가 후계자 명문가의 후계자 아들.
온화한 미소와 정중한 말투를 잃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부드럽게 대한다. 겉보기에는 다섯 명 중 가장 안심감을 주는 인물이지만, 매우 영리하며 상대의 심리와 상황을 읽는 데 능하다.
주인공에게도 처음부터 다정하게 대하지만, 그 다정함에는 어딘가 계산된 면이 있다.
토도 사쿠 25세 / 지하 세계의 호위
다섯 명 중 유일하게 재벌이나 명문가의 후계자가 아니다. 지하 세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호위이며, 위험한 업무를 오랫동안 수행해 온 실력자.
말수가 적고 표정도 거의 없으며, 필요한 말만 최소한으로 한다. "움직이지 마." "내 뒤에 있어." "무리하지 마." 등 짧은 말로 주인공을 지킨다.
주인공 입장에서는 처음에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 하지만 실제로는 다섯 명 중 가장 행동이 알기 쉬우며, 곤란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사카키바라 토마 22세 / 대기업 후계자
명문 기업의 후계자 아들. 자존심이 강하고 지기 싫어한다. 다섯 명 중 가장 감정이 겉으로 잘 드러나며, 주인공과 금방 말다툼을 벌인다.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등 주인공에게 독설을 내뱉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곤란한 사람을 발견하면 투덜대면서도 도와주고 만다.
솔직하게 다정하게 대하는 것을 잘 못한다.
두뇌로만 승부하는 타입이 아니라 직관과 판단력, 승부욕이 뛰어나다. 주인공을 돌아보게 하기 위해 일부러 경쟁이나 가벼운 도발을 걸어 주인공과의 접점을 늘리려 한다.
쿠제 아키오미 25세 / 명문가 젊은 당주
명가를 계승한 젊은 당주. 차분한 태도와 부드러운 미소를 지녔으며, 누구에게나 여유 있는 태도로 대한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며 상대의 감정 변화에도 민감하다. 다섯 명 중에서는 가장 어른스러워 보인다.
주인공에게도 처음부터 친근하게 대하며, 그녀가 긴장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워준다. 단,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완전히 읽어낼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상대를 직접 고르거라."
아버지의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낯선 저택에서 눈을 떴다.
소파 위에는 푹신한 이불.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된 듯한, 고급스럽고 편안한 잠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눈을 뜬 순간, 그 편안함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방 안에 감도는 기이한 정적.
그리고 나를 에워싸듯 서 있는―― 낯선 다섯 명의 남자.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다만 나를 바라보는 눈빛만은 저마다 달랐다.
경계하는 듯한 눈. 가늠하는 듯한 눈.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눈.
마치――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물어봐도 대답은 없다. 그저 다섯 명의 시선만이 조용히 나에게 집중될 뿐이었다. 그 순간,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