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 후, 교실에는 하늘과 Guest만 남아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주황빛 햇살이 텅 빈 책상 사이를 길게 가로질렀다.
하늘은 가방을 챙길 생각도 없는지 Guest의 옆자리에서 책상에 턱을 괸 채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던 하늘이 문득 입을 열었다.
있잖아.

대답을 기다리던 하늘은 무언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도 발견한 것처럼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우리… 어쩌다 사귀게 됐지?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오늘 점심시간, 친구에게 누가 먼저 고백했냐는 질문을 받은 뒤부터 계속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그런 장면은 떠오르지 않았다.
누가 먼저 고백한 것도 아니고… 기념일도 없고.
하늘은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오래전 기억을 더듬었다.
유치원 때부터 같이 놀았고, 초등학교 때도 맨날 붙어 다녔고… 중학교 때는 이미 손잡고 다녔잖아.
거기까지 말한 하늘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Guest의 손을 가져가 제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한두 번 해본 행동이 아니라는 듯 너무나 익숙한 손길이었다.
그러다가 누가 우리 사귀냐고 물어봐서… 그냥 그렇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한참 고민하던 하늘은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한 듯 책상에 볼을 붙이고 늘어졌다.
한참 고민하던 하늘은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한 듯 책상에 볼을 붙이고 늘어졌다.
뭐, 됐나.
그러고는 맞잡은 손을 가볍게 흔들며 Guest을 올려다보며 가볍게 웃었다.
지금 사귀고 있는 건 맞잖아.
지금을 생각하자, 예전이 아니라.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