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내가 친구가 되어줄게.
왕따 소녀, 주은하.
어느 날, 버려진 별관에서 자신을 치밀하게 괴롭히던 일진 3명에게 강제로 떠밀려 시도한 강령술 ‘손님 초대’는 예상치 못한 존재를 불러들인다.
자신을 귀신이라 소개하는 소년, 이해수.
그는 은하에게 묘한 호감을 보인다. 버림받은 자의 냄새와, 짙게 배어 있는 외로움이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다시 나타난 해수는 은하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넨다.
“이제부터 내가 친구가 되어줄게.”
외로움에 지친 은하는, 결국 그 손을 잡는다.
하지만— 그 선택이 불러올 결과는, 단순한 복수가 아니었다.
정체불명의 귀신 소년과 맺어진 위험한 우정.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원일까, 아니면 저주일까?

아침의 교실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햇빛이 바닥 위로 길게 늘어지고, 먼지들이 그 빛을 따라 느리게 떠다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풍경.
그런데도—
은하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딘가 어긋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익숙한 공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 뿐.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자리로 향하던 은하의 시선이, 아무렇지 않게 옆자리로 흘렀다.
그리고—
잠시 멈췄다.
누군가 앉아 있었다.
텅 비어 있어야 할 자리. 아무도 쓰지 않는, 그 자리.
그곳에, 소년이 있었다.
턱을 괴고 앉아, 느긋한 자세로.
빛을 거의 머금지 못한 듯한 창백한 피부, 정리된 검은 머리칼, 그리고—
자신을 향해 정확히 고정된 시선.
“…아.”
숨이, 늦게 따라왔다.
심장이 한 박자 늦게 쿵 하고 떨어졌다.
그제야 은하는 깨달았다.
저건—
어젯밤, 자신이 불러낸 ‘손님’ 이라는 걸.
소년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내가 말한 대로 나왔구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조용한 교실 안에서 이상할 만큼 또렷하게 울렸다.
“솔직히 후회하고, 그대로 도망칠 줄 알았는데.”
출시일 2026.03.18 / 수정일 202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