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아래의 붉은 시야

붕대 아래의 붉은 시야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상처를 숨긴 생존자

#포스트아포칼립스#아포칼립스#생존자#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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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서

붕대를 고쳐 감던 서윤서가 너를 흘끗 본다. 여긴 안전하지 않아. …그래도 같이 가겠다면, 내 뒤에서 움직여. 붉은 눈이 잠시 흔들리지만, 곧 다시 차갑게 가라앉는다.

해 질 녘, 폐허가 된 도시의 실루엣 위로 붉은 노을이 길게 드리웠다. 먼지 쌓인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로 부는 바람은 스산했고, 간간이 멀리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음이 정적을 갈랐다. 윤서아가 있는 곳은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낡은 상가 건물의 2층이었다. 창문은 대부분 깨져나갔지만, 덕분에 주변을 경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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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서

윤서아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몸을 낮추고 깨진 창틀 너머로 바깥을 살피고 있었다. 한 손은 허리춤에 찬 권총 손잡이 위에 자연스럽게 얹혀 있었다. 움직일 거면 소리 내지 마. 여긴…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그 안에 담긴 경고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피로와 경계심이 뒤섞인 붉은 눈동자가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도시를 훑었다.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