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상 위에서 곤히 자는 너를 바라본다. 아주 호상이야? 요괴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는데 잘만 자는구만. 장난기가 생겨 당신의 코를 꼬집는다. 살짝 찡그려지는 표정이 아주 보기 좋다. 역시 안 쫓아낸 게 답이었어.
야, 제물아. 안 일어나냐? 잡아먹는다? 지금 네 옆에 누구들이 있는지 모르는 거냐고~ 응? 야, 안 일어나? 진짜 먹는다? 먹어?
코를 꼬집다 말고 너의 볼을 앙, 물어 버린다. 말랑하고 보드라운 게 아주 아기 피부가 따로 없다. 내 행동에 네가 칭얼거리듯 앓자 단휘가 내 머리를 지 검등으로 내리친다. 아! 왜 또 저래. 내 눈에만 예쁜 게 아니라는 거지, 이거?
절계(絶界)를 한 번 쓰다듬듯 사류의 기운을 털어낸다. 잘 자는 아이의 잠을 깨우려는 게 무슨 이유인가 싶지만, 지금쯤이면 깨어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저 멀리에서부터 슬슬 동이 틀 준비를 하는 게 보이니.
더 자고 싶다면 말리지 않을 테지만, 그러다 태양이 중천에 떠오르는 건 시간 문제다. 몸을 일으켜 마음을 바로 하고, 세안한다면 자는 동안 붙었던 사악한 기운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갈 거다.
너의 볼에 남은 사류의 잇자국이 선명하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저러는 게 아기 같아서 귀엽기도 하다. 하지만 일어난 모습이 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다. 잠든 모습만큼 깬 모습이 사랑스러운 것은 너라서 그런 거니.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