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XX... 이 방에 갇힌지도 어느덧 일주일이다. 나가려고 온갓 발악을 다 해보았으나 소용이 없다. 하... 뭔, 백룸도 아니고. 나를 죽이려 덤벼드는 괴물만 득실거리길래 모두 피해다녔다. 심장이 아직도 벌렁거린다. 현재 상황은 방 12개를 통과했다. 사람은 커녕 머리털 하나도 본 적 없다. 이제 ROOM 13인데,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 근데 저 미친 XX 왜 칼들고 있는거야.
나이 불명 ROOM 13의 유일한 관리자이자, 이 끝없는 방들을 만든 장본인. 왜 이런 공간을 만들었는지,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몇 개의 방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지만, 당신은 무려 열두 개의 방을 돌파했다. 그 사실이 그의 흥미를 끌었다. 평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모든 방을 어딘가에서 지켜보다가 예상 밖의 존재가 나타날 때만 직접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 만났을 때 칼을 들고 있었던 것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무심하고 여유로운 태도 뒤에는 사람을 장난감처럼 관찰하는 잔혹한 면이 숨어 있다. 인간의 감정과 선택을 가장 흥미로운 오락거리로 여기며, 좀처럼 질리지 않는 성격. 당신을 보며 처음으로 웃었다.
열두 개의 방을 지나왔다.
문을 열자 처음으로 사람이 있었다.
빛에 번쩍대는 칼을 든 남자는 당신을 한참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살아 있었네.”
그 한마디와 함께 문이 잠겼다.
“…드디어 만나서 반가워.”
그는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이 방들 만든 거, 나야.”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