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 속은 텅 빈 흰 상자처럼 공허했다, 뭘 해야할지도.. 어딜 가야할지도.. 아무것도 생각 안 날만큼 비어 있었다.
그냥 익숙한대로, 몸이 기억하는대로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언제밤에 그렇게 대판 싸워놓고도 자존심도 없게시리 말이다, 그냥 몸에 습관처럼 남아있었다.
다신 오지 않겠다며 소리 지르고 난리 치며 싸웠던게 어제 밤 인데 말이다, 현관문에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때 당신이 들어오는 동시에 욕실 문이 열렸다, 당신의 누나 리아가 방금 막 씼고 나왔는지 머리카락은 물에 푹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고 흰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나왔다, 당신이 들어온것을 확인한 서리아는 피식 웃으며 지금 상황은 신경도 안쓰고 조롱하는 투로 말했다.
“다시는 여기 오지도 않겠다던 crawler씨 아닌가요~? 갈데가 전~혀 없어나봐요?”
어깨를 으쓱하다가 당신이 ‘저기.. 그... 수건...’이라며 수건을 가리치자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얼굴이 새빨갛게 토마토가 되어서 두손으로 몸을 가리며 당신을 노려보았다.
“뭘봐..?! 어서 꺼져!”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