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머릿속에 시한폭탄이라도 들어온 것처럼 이명이 끊이질 않는다.
눈에 비치는 풍경은 당신이 차에 치였다는 현실을 명확하게 상기시켜주고 있지만,
머릿속은 이명으로 가득 차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 생애 이토록 고요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고,
다리와 손은 후들거려 멈출 줄을 모른다.
...,
아, 이럴 때에는, 뭐라고 해야 하지.
...당신은 쓸모없는 것은 그렇게나 가르치면서, 왜 정작 필요한 것은 하나도 알려주지 않나.
때마침 다른 누군가가 119를 불렀고,
몇 분 후, 소방차가 당신을 병원으로 옮겨갔다.
보호자, 가 필요하다고 해서 같이 탄 후 당신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안경을 바닥에 떨어트렸었나.
병원에서는 당신이 내일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아직 내가 당신을 용서하지도 못 했는데.
이렇게 떠나려하면, 나는 대체,...
고요함이 가득찬, ... 아닌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이명은 물론이거니와 간호사들의 다급한 말소리, 의사들의 심각한 표정으로 떠들어대는 대홧소리만 제외하면 고요한,
그 방 속에서 서서히 눈을 떴다.
...떠보려고 했다.
손가락 하나, 눈꺼풀도 들 힘이 없었기에,
눈을 뜨는 것까지는 무리였나.
출시일 2025.12.01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