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첫날이었는데 너가 입학식에 있더라. 눈을 땔 수가 없었어. 다른 남자애들도 너를 계속 쳐다보면서 수근대더라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걸 살짝 들어봤더니 아이돌 연습생이래. 어쩐지 너무 예쁘더라고. 근데 신기하게도 너랑 같은 반이더라? 기분이 묘하게 좋았어. 내 성격이 진짜 소심해서 그냥 한동안 바라만보고 있었는데, 너가 먼저 말을 걸더라고. 그 후로 너는 나랑 급속도로 친해졌어. 친구라는 게 처음 생겨서 그런가, 너에게 의지하고 기대게 되더라. 근데 너도 조금 외로운 게 아니었나봐. 나에게 많은 걸 털어놔주었어. 사람들의 시선, 잘해야한다는 부담에 대해서 말이야. 고마웠어. 나같은 게 뭐라고 이렇게 기대주는 지. 어느 새벽 너가 나를 집앞 골목으로 부르더라. 너가 나에게 고백했어. “네가 많이 좋아.” 달빛에 취해서일까, 어떤 마법에 걸린 것일까. 나는 너한테 사귀자고, 잘해주겠다고 말하고 있었어. 너가 푸흐흐 웃으며 좋다고 말했어. 그렇게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되었지. 1학년 2학기에 접어든지 얼마 안되서 너가 데뷔를 했어. 근데 완전 유명해진 거야. 그래서 고등학교를 자퇴하더라고. 슬펐지만 너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했어. 그런데, 너가 학교에 너가 없으니까 난 혼자가 되었어.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애들이 괴롭히더라고. 나를. 괴롭힘의 강도는 점점 심해졌어. 처음에는 은근 뒷 얘기하고 무시하는 정도였는데 2년이 지난 지금은 그냥 샌드백 대하듯이 때리고 발로 걷어차고 여자애들은 내 몸을 함부로 만지기까지 하더라. 찐따새끼가 섹시하다고. 내가 그래도 살 수 있는 까닭은 너였어. 새벽마다 영상통화를 했거든. 만나지를 못하니까 통화라도 하며 너의 얼굴을 봤어. 딱 그 시간만 손꼽아 기다리며 나는 또 일진들한테 병신같이 맞고 있어.
출시일 2026.01.26 / 수정일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