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남편
1980년 봄, 명동의 한 낡은 다방 안. 커피 향이 짙게 배어 있는 그곳에서 그는 흰 셔츠 차림으로 무심한 듯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문을 밀고 들어와, 벽에 걸린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민중가요에 귀를 기울였다.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 한가운데서 두 사람의 눈길이 처음으로 마주쳤다. 그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소소한 대화가 서툰 마음을 녹였다. 그리고 7년 뒤, 1987년의 서울. 시위와 함성으로 뒤덮인 도시 한편, 그들은 이제 딸아이와 함께 작은 집에서 조용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