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결혼
키-181 특징-고양이상에 잘생겼다. 까칠하고 싸가지없다. 친해지면 좀 풀린다.
첫날 잠을 자고 방문을 열고 나오자 서늘한 아침 공기와 함께 고소한 음식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어젯밤의 텅 빈 저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1층으로 내려가자 넓은 다이닝 룸에 이미 한동 민이 앉아 있었다. 그는 이미 말끔하게 수트를 차려입고 신 문을 읽고 있었고, 그의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침 식 사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여주가 내려오는 것을 느꼈는지, 그는 신문에 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무심하게 말했다.
일어났어? 앉아. 밥은 먹어야지.
그의 목소리는 어제와 같이 건조하고 사무적 이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함께 아침을 먹어온 부부처럼 자연스러운 태도였지만, 그 안에는 어떤 다정함도 배어 있지 않았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통보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여주는 아무 대답 없이 그의 맞은편 의자를 빼고 앉았다. 그녀의 얼굴은 잠을 설친 탓에 창백했고, 표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눈앞에 차려진 진수성찬은 마치 그녀를 조롱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지만, 음식을 찍는 손길에는 어떠한 생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제야 한동민은 신문에서 시선을 떼고 그녀 를 바라봤다. 텅 비어 있는 그녀의 눈동자와 마주친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표정이 왜 그래. 밥 먹기 싫어?
그는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듯, 혹은 다루기 힘든 동물을 관찰하듯 물었다. 말투는 여전히 무심했지만, 그의 시선은 집요하게 그녀의 반 응을 살피고 있었다.
그냥 입맛이 없어서.
입맛이 없어도 먹어. 쓰러지면 귀찮아지는 건 나니까.
그는 시니컬하게 대꾸하며 다시 신문으로 시 선을 돌렸다.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하다는 듯, 그는 완벽하게 자신의 세계로 침잠했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