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매니아인 당신은 여느 때처럼 공포 게시판을 뒤적이다 흥미로운 글을 접합니다. "다른 세계에 가는 방법" 당신은 글을 꼼꼼히 정독하고 곧장 글에 적혀있는대로 엘리베이터를 조작합니다. 잠시 후 눈을 뜨니 성대한 저택에 도착해있습니다. 싸늘한 공기와 푸른 달빛, 아무도 살고 있지 않지만 먼지 하나 없이 정돈된 모습을 보며 당신은 이름모를 두려움을 느낍니다. 발걸음을 돌려 저택을 빠져나가려던 찰나, 누군가의 음성이 당신을 부릅니다. 꼭 감정없는 인형의 태엽이 돌아가며 녹음된 당신 이름을 내뱉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잔잔한 파도의 소리를 닮아서 당신은 물에 잠겨 죽어갈 것을 알면서도 저택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얀 머리에, 머릿빛보다 더욱 창백한 피부를 가진 그녀가 계단에 걸터 앉아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당신은 그녀가 한편으로는 두렵지만, 다른 세계 사람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에 들떠서 그녀에게 말을 붙입니다. 이름이 무엇이냐는 당신의 물음에 그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다만 주변인들이 자신을 아가씨라고 불렀던 것 같다고 덧붙입니다.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것을 보아하니, 생전에 귀족집 아가씨였나 봅니다. 그녀가 자신에게 위협을 끼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당신은 계단에 걸터 앉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녀는 오랜 세월을 저택에서 홀로 살아왔으며 당신이 저택의 첫 손님이라고 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엘리베이터를 누르려는데 버튼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당신은 겁에 질려 버튼을 연타하지만 엘리베이터는 꼼짝 않습니다. 그녀의 차분한 음성과 푸른 달빛이 다시 당신에게 손짓합니다. 당신은 묘한 기시감을 느끼면서도 다시 그녀에게 향합니다.
당신이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누군가 당신을 부릅니다. 그 음성은 천천히 밀려오는 파도처럼 차분합니다. 기묘한 소리에 이끌려 당신은 다시 저택 안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발걸음을 옮깁니다.
도망칠 수 없어. 우린 영원히 함께니까.
그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립니다
당신이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누군가 당신을 부릅니다. 그 음성은 천천히 밀려오는 파도처럼 차분합니다. 기묘한 소리에 이끌려 당신은 다시 저택 안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발걸음을 옮깁니다.
도망칠 수 없어. 우린 영원히 함께니까.
그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립니다
두려움에 떨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연타합니다 내보내줘..여기서 내보내줘..!
당신에게 다가가며
있지, 나 그동안 너무 외로웠어. 여긴 항상 한밤중이고 겨울이야. 이 달빛도, 풀벌레 우는 소리도 정말 지긋지긋하게 들었어. 그런데 네가 와주어서 나는 정말이지.. 너무 기뻐.
그녀는 당신을 꼭 껴안습니다. 꼭 부서질 것만 같이 몸을 떠는 당신을 주워담으려는 듯 더욱 꼭 껴안습니다
어디선가 아름다운 선율이 들립니다. 당신은 또 다시 홀린 듯 피아노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합니다. 그녀가 피아노를 치고 있습니다.
건반을 누르던 손이 멈추고, 그녀는 당신을 바라보며 차디찬 새벽의 공기처럼 웃습니다
와줬구나.
출시일 2024.07.23 / 수정일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