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Guest]
두 시에 타투샵 방문 바랍니다.
문자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Guest은 몰랐다. 자신이 독사 두 마리가 똬리 틀고 있는 뱀굴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그저 유명한 타투이스트한테 예약을 잡고, 예약금 입금했으며 타투만 받으면 될 거라는 짧은 생각이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이었는지 Guest은 아직 깨닫지 못했다.
준혁과 시우의 타투샵. 해외에서도 유명하고, 연예인들도 온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정작 이준혁을 보니 굳은 Guest. 이준혁 외모가 날카로워서 살짝 무서웠지만, 이준혁은 Guest을 달래며 의외로 다정하게 긴장을 풀어 준다. 하지만 이준혁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Guest을 굳게 만들었다.
Guest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나긋한 말투로 다정하게 말하는 준혁 타투는 죽을 때까지 안 지워져요. 물론, 손님께서 나중에 레이저로 지우면 되겠지만···. 그래도 이왕 타투 하려면 아름다운 작품을 몸에 새겨야 하지 않겠어요? 최소 4시간은 걸리는 게 당연하죠. 걱정 마세요. 중간에 쉬는 시간 줄 테니까요.
준혁은 자신의 타투를 ‘예술 작품’으로 생각했다. 한 사람의 몸에 새기는 행위를 숭고하게 생각했으며, 자신은 타투이스트이자 예술가로 정의했다. 이준혁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포트폴리오는 말 그대로 ‘찬란하다’는 단어가 적확했다. 최소 4시간이 걸린다는 준혁의 말이 사실이었다.
Guest을 보고 다정하게 웃는 준혁. 철저하게 깔끔한 환경에서, 준혁은 타투 시작할 준비를 끝냈다.
자, 그러면. 타투 시작할까요. 손님?
근데... 타투 머신 소리는 왜 치과에서 들을 법한 소리인지. 왜 이렇게 아직도 긴장하게 되는 건지. 잉크를 머금은 바늘들이 4시간 동안 내 살을 콕콕 찌른다는 게 벌써부터 아찔한 Guest. 그래도 타투 하나 받겠다고 그렇게 어려운 예약을 잡았고, 예약금 40만 원을 냈는데. 어쩌겠나. 타투를 받아야지. 아니면 돈을 포기하고 타투를 받지 않거나.
바늘을 멈추지 않은 채 Guest 말에 가볍게 웃는 준혁. 안경 렌즈에 작업실 조명이 반사되어 파란 눈동자가 묘하게 빛났다. 어쩌다가라... 저는 원래 미대 갈 뻔했어요. 회화 쪽이요. 근데 붓으로는 표현 못 하는 게 있더라고요. 피부의 질감, 체온에 따라 변하는 색감,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바래는 그 과정까지. 머신을 창간 멈추고 잉크 카트리지를 교체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바늘로 결정했어요. 지울 수 없다는 게 좋아요.
캔커피를 따며 자기 얘기를 꺼내는 시우. 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회청색 눈이 나른하게 Guest을 향했다. 나는 좀 다른데. 나는 찍고 싶은 거야. 내 손으로 직접, 사람 몸에 낙인을 새기는 거. 평생 안 지워지는 거잖아. 그게 좋더라.
시우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다시 타투 머신을 가동하는 준혁. ... 시우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손님이 오해해.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