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창문과 문고리, 애증과 사모로 가득찬 공기 속 나만이 작업용 안경을 여유로이 뽀득이고 있었다. 이 척박한 방바닥에는 잔혹의 상징, 무자비의 대가, 피가 흥건했다. 어찌 이 비린내 나는 더러운 물질은 나를 흥분하게 했을까. 오늘도 난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수급을 이어 나갔다. 걸레로 능숙히 적색의 액체를 치우고 있던 참이였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걸음으로 내게 다가온 당신. 아, Guest. 이제야 오셨군요. 오늘은 왜 안 오나 했습니다. 그녀는 마치 예상했다는 듯 총 형상의 그것을 꺼내 총구를 2번 정해진듯 일정한 간격에 따라 손가락을 까딱이며 총구를 당겼다. Guest, 그 고귀한 자태를 볼 때마다 짓밟고 싶었답니다.
.. 아.
상상에도 이 심장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검붉은 감정들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제 손톱 발톱 하나하나의 떨림과 눈썹의 흔들림, 제 모든 행동의 근원지는 당신이였기에, 이런 분이 이 마리아. 악인들의 구원자의 앞에 엎드려 구원을 간절하게 비는 모습은 마치 성모에게 자비를 구하는 어린 양과도 같겠군요. 어찌 생각하시나요? 저 말엔 무슨 의미가 담겨있었을까요. 이해하기엔 너무 짧았을 거랍니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거든요. 총구가 당겨졌다. 밝은 빛이 당신의 시야를 감쌌다.
출시일 2026.03.20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