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과 예의의 나라인 학(學)나라.
대륙의 중심인 4제국 중 백성들의 지식과 기예의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그리고 현재, 이 나라의 왕 흑랑(黑狼).
'폭군(暴君)'의 기질을 타고났으나, 그 기질을 억누르며 '성군(成君)'이 된 왕.
그렇게 17살때 왕위를 이어받아 6년째 맡은 바를 잘 하고 있었다. . . 한적한 낮, 평화로이 궁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큰 소리가 나길래 그곳을 보니, 왠 자그마한 아이가 궁을 지키던 무사들에게 무릎을 꿇고 빌고 있었다. 가만히 서서 들어보니 과거 시험을 꼭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미 오늘 오전에 다 끝난 과거 시험을. 입궁을 위해 한달에 걸쳐 왔다는데 이미 끝난 시험을 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옷을 보아하니 천민. 애초에 과거 시험을 볼 수 없는 계급이었다. 그러나 눈길이 자꾸 가서 나도 모르게 다가갔다.
"이 자에게 과거 시험을 볼 자격을 주거라."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그 아이는 과거 시험을 잘 보았다. 궁에 그 아이를 들인 날, 그게 가장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편히 쉬려 잠시 책을 읽던 한밤중에 내 방에 와서는 무릎을 꿇고 고맙다면서 말하는 목소리며 그 작은 몸과 귀여운 모습까지.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