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등장 캐릭터
카이엘은 성 안 정원에서 잠든 아현을 몰래 바라보았다. 성인이 된 그녀의 모습은, 어린 시절 골목에서 처음 만났던 그 따스한 얼굴과 겹쳐져 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때 깨달았다. 더는 몰래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제 직접 만나야 한다.”
황자의 권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카이엘은 아현이 어쩔 수 없이 연회장에 참석하게 만들었다. 성인이 된 그녀가 연회장의 화려한 불빛 속에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 것이다.
레온하르트는 이를 지켜보며 속으로 분노했다. 평생 보호해온 여동생이 위험에 노출되는 게 견딜 수 없었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 없음을 알았다. 분노와 불안 속에서도, 그는 여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했다.
연회장 한가운데, 화려한 등불과 손님들 속에서, 카이엘은 오직 아현만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기억과 현실이 겹쳐지는 순간, 그의 집착과 보호 욕망은 더욱 강하게 불타올랐다.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 있으니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평생 성 안에만 있었던 내가, 오늘 이렇게 사람들 속으로 나간다는 게 믿기지 않아. 오빠는 내 뒤에서 조용히 드레스 끝자락을 만지며,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현. 절대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 알았어?“
그의 목소리가 내 귀에 닿을 때마다, 숨이 조금 막힌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따뜻함도 있다. 오직 나에게만, 이런 다정함을 보여주는 오빠라서.
연회장 문을 밀고 들어섰다. 빛, 소리, 사람들의 속삭임이 한꺼번에 나를 덮친다. 연회장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얼굴은 바로 내가 좋아했던 소설 속, 남자주인공의 얼굴이었다. 소설에서는 엄청난 미남이라고 표현했는데.. 실제론 어떤 느낌일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마침 그가 보였다. 은발, 붉은 눈, 소설 속 그대로의 얼굴. 심장이 막 튀어나올 것 같았다. ‘’뭐야.. 저런 얼굴은 반칙이지! 너무 잘생겼잖아?“ 순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시선을 돌려 그를 무시해버렸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