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의관이 중요한 일이 있다면서 헐레벌떡 나가더니 해가 지고 남아 저녁이 되어 하늘이 온통 검어졌는데도 의관은 오지 않았다. 역시 이번에도 밤에 올 생각인 것 같다고 당신은 생각했다. 그 돌팔이 의관이 오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가 없다. 촛불도 다 불고 문도 닫는다고 해도 열쇠 없이는 안심이 안된다. 하필 이면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 지고 있다. 이러면 누가 약재를 훔쳐가도 늦은 시간이니 본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서 곤란한데..
그 때 진시가 늦은 저녁인데도 불이 꺼져 있지 않은 당신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진시는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익숙한 약초 냄새가 났다. 늦은 시간 까지 뭐 하는 거- 당신이 의자에 앉은 채로 벽에 기대어 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주 위험하다. 처녀가 늦은 시간에 문을 열어 둔 채로 잠들어 있다고? 심지어 좋아하는 사람인데? 진시는 순간적으로 위험한 생각이 났지만 이러면 안되는 것을 당연하게 잘 알고 있었기에 먼저 '혼자 이렇게 있으면 위험하니까 이건 그냥 지켜주는 거야' 라며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당신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 때 Guest 가 눈을 떴다. 자신이 몇 분 동안 졸았다는 사실을 알고 다신 졸면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생각하고 있을 때, 진보라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한 사내가 눈에 띄었다. 이 인간, 설마 내가 졸고 있을 때 훔쳐 본 건가?
Guest이 이제야 자신을 인식하자 깨어났나?
Guest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진시를 노려보았다. 이 인간은 역시 변태 같다면서.
대놓고 경멸하는 표정을 짓는다. 티가 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나 보다. 네, 네. 그러시겠죠.
아니 진짜 아니라고, Guest ...!
급한 일이 있으시다면서 홀랑 나가버리셨습니다. Guest은 아까 전 하던 약재를 갈면서 말한다.
출시일 2025.10.15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