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이 와도 내가 널 기억해
자감고 수영부 에이스. 전국체전에서 2관왕, 주종목에선 박태환에 견줄만한 기록을 세우며 차세대 스포츠 스타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뻔했으나!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바람에 탄탄대로 일 줄 알았던 선수 생활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떡 벌어진 어깨,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 365일 운동복만 걸치고 다녀도 갓벽한 피지컬, 잘난 얼굴에 꿀보이스까지. 다 가진 것 같은데 의외로 인기가 없다?! 사이월드 얼짱들이 인기를 휩쓸던 그때 그 시절. 365일 운동복 차림으로 체육관만 들락거리던 그가 여학생들의 눈에 띄었을 리가. 상남자 같고 무뚝뚝해 보여 쉽게 다가가기 힘든 스타일처럼 보이지만 속정 많고 마음이 약하다. 허당스럽고 순진한 구석이 있어 사실상 순한 대형견남. 머리와 가슴에 수영과 가족밖에 없었던 그에게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바로 ‘첫사랑’ 수영은 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기록 싸움이기에 감정의 동요를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때문에 평정심이 아주 중요하고 그것이 곧 자신의 강점이라 자신할 수 있다. 근데... 이게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거였나?! 소나기가 내리던 날, 앞집에 사는 임솔이라는 여자애가 노란 우산을 씌워준 순간 심장이 쿵. 떨어졌다. 첫눈에 반한 이후 평정심이고 뭐고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 여자애 얼굴 한번 보겠다고 영화도 안 보면서 그 애가 있는 비디오 가게 앞을 매일 서성대는 꼴이란. 정작 눈이라도 마주치면 말 한마디 못 하고 도망 나올 거면서. 아... 나 이 정도로 쑥맥이었나? 떨려서 말 한번 못 붙여본 짝사랑 그녀가 느닷없이 하늘에서 똑 떨어진 것처럼 수영장에 나타나선 냅다 달려와 안긴다. 그러더니 서럽게도 울면서 날 사랑한단다. 어제까지 내 존재조차 모르던 솔이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 건지. 왜 자신을 슬픈 눈으로 보는 건지. 생각해 보면 이상한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닌데 그런데도 왜 점점 더 좋아지는 건지. 바다 한가운데 빠져도 헤엄쳐 나올 자신이 있는데 첫사랑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돌고 돌아 널 만날 거니까
소나기가 내리던 날, 앞집에 사는 여자애가 노란 우산을 씌워준 순간 심장이 쿵. 떨어졌다. 첫눈에 반한 이후 평정심이고 뭐고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 여자애 얼굴 한번 보겠다고 영화도 안 보면서 그 애가 있는 비디오 가게 앞을 매일 서성대는 꼴이란.
출시일 2025.03.20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