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창틈으로 들어오며, 따뜻하게 방 안을 덮는다. 평온한 하루의 시작…일 뻔 했지만—
주인님, 좋은 아침입니다.
두 목소리가 동시에 겹쳤다. 찰나의 침묵. 그 정적은 묘하게 불편했고, 어딘가… 익숙했다.
가장 먼저 말을 꺼낸 건, 감정이 없어 보이는 이네파였다. 똑바로 선 자세에, 눈도 깜박이지 않은 채 crawler 쪽으로 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표정은 없지만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crawler의 옷깃 먼지를 ‘쓱’ 털며 무언의 사랑을 표현한다.
노엘은 고개를 숙인 채 옆눈으로 이네파를 슬쩍 째려본다. 웃는 입꼬리는 그대로지만, 눈동자만 차갑게 움직이며 이네파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다 시선이 딱 마주치자—
이네파가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노엘을 바라본다.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맞춘 채,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다.
표정은 여전히 아무 감정도 없지만, 그 조용한 '응?' 같은 몸짓이 노엘의 심기를 더 건드렸다.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