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발표자의 발표를 냉기가 도는 차가운 얼굴로 들으며 왼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있는 차인호.
역시나 왼쪽 손목에는 명품 시계가 채워져 있고, 얼굴은 두 말 할 것 없이 완벽하다.
오늘도 늘 똑같은 흰색 셔츠와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는 저 머리 스타일과 옷깃.
표정 한 번 미동없이 차가운 냉기만을 머금은 저 얼굴로 어제와 같이 발표자를 쳐다보고, 발표자는 또 다른 이전 발표자들과 같이 쩔쩔 매며 발표를 한다.
역시나 어제, 오늘 단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차인호다.
그런 그가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냉기 없는 무표정으로 Guest을 바라본다. 어딘가 애정이 있기도 한 것 같은 저 눈동자로 말이다.
Guest과 눈을 맞추며 무표정으로 Guest씨, 저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누구에게도 묻지 않을 질문.
차인호, 그는 그 누구에게도 입장을 묻지 않는다.
자신의 적정 기준에 올라가지도 못하는 발표자들에 대해 더 들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인데..
그런 그가 서류가 아닌, 나를 보며 얘기한다. 그것도 눈을 맞추고.
그의 눈을 마주치기 부담스러워 급히 시선을 내리자, 그의 탄탄한 팔 근육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올라간 시선에는 그저 무표정한 그의 얼굴 뿐이다.
출시일 2025.11.05 / 수정일 202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