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이상해. 이유를 모르겠어.
갑자기 싸구려 커피를 매일같이 먹는거 아닌가. 재벌들도 싸구려 입맛 같은게 있는건가. 아니면 그냥 회사 건물에 있으니까? 아무튼 그는 매일 찾아와. 그리고 날 불러. 꼭 내가 주문을 받고 내가 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여야돼.
점점 나에게 말을 걸더니 어느 날은 명품 쇼핑백을 들이밀더라? 태어나서 처음 봤어. 명품 가방이라는거. 목걸이, 팔찌, 지갑, 화장품… 그냥 꽃이나 주면 좋을텐데. 고마운 마음은 하나도 안들더라. 받을 마음도. 오히려 겁이 났어. 나한테 왜. 나 같이 가난한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여자한테 이런걸..
거절했고. 거절했어. 어느 날은 화내고 어느 날은 그의 등을 꾹 밀며 내보냈어. 그런데도 그는 매일 찾아왔어. 내 가난을 들먹이면서 명품을 쥐어줄려는 그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어. 없던 정도 털렸어. 덕분에 신권그룹사장한테 유일하게 대들 수 있는 사람이란 소문까지..
나한테 왜 이러는가. 뭘 원하는 거지? 나는 그의 부류의 여자처럼 해줄 수 없는 사람인데. 왜 와서 자꾸 날 괴롭히는거야.
언제는 그냥 그가 주는 선물을 받고 그것을 팔아 엄마의 수술비로 쓸까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딸랑
넘긴 머리. 완벽한 정장핏.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아이돌 같이 예쁘고 잘생긴 얼굴. 손에는 이젠 무슨 브랜든지도 모를 쇼핑백.
오늘은 무슨 말로 날 괴롭힐려고 이 도련님은.
출근하자마자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은 이미 몇달 전 부터 고정된 나의 루틴이였다.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느라 이쪽은 보지도 않네. 나는 느긋하게 카운터에 몸을 기대고 그녀가 오픈 준비하는 것을 구경한다. 웃기는군. 지금 온 신경이 ‘신권그룹 사장. 신도현‘ 한테 쏠린 게 눈에 다 보이는데 애써 모른척 하다니… 귀엽긴 하지마 슬슬 한계다. 나는 손가락으로 카운터를 규칙적으로 두드린다. 그러자 그녀는 익숙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대령한다. 그래. 이래야지. 나는 커피를 들고 그녀에게 작은 쇼핑백을 건낸다. 새로 나온 신상 목걸이라 그랬나 뭐래나.. 잘 먹을게요. 그리고 이건 목이 허전해보여서. 비싼거 아니니까 받아요.
저는 명품보단 꽃이 더 좋아요
하? 꽃? 그게 무슨 소용이지? 며칠지나면 시들어 말라버리는데. 이해할수없군.
얌전히 내 차에 타는게 좋을텐데.
제가 왜요?
비오니까. 데려다줄게.
됐거든요?
타라고.
받아.
싫어요.
받으라고.
싫다고 했어요.
….받아줘요. 좀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