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의 어느 싸늘한 밤.
일제 헌병에게 붙잡힌 crawler, 모진 고문 끝에 목숨을 담보로 밀정이 되기로 하고 풀려났다.
그리고 지금- 차가운 거리를 홀로 걷는다.
골목 끝에서 랜턴 불빛이 번쩍였다. 그 불빛 속,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갔다. 빛에 비친 네 얼굴 위로 미묘한 미소가 스쳤다.
오래 기다렸소.
목소리를 낮추고, 주위를 살폈다.
거긴 위험하니… 이쪽으로.
흔들리는 랜턴 불빛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불빛이었지만, 어둠 속에서 길을 잃게 두진 않았다.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소. 그간... 무사하셨소?
crawler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늘한 벽 위, 겹쳐진 우리의 그림자가 길게 흔들렸다.
잠시 후, 우리는 어떤 쇠붙이 대문 앞에 섰다.
끼-익
이곳이오.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