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우리 학교 얼짱한테 친구 신청을 눌러버렸다.
어둑해진 방 안, 본체가 위이잉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돌아가고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빛만이 Guest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오늘 학교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초등학교 동창 민우의 악필을 해독하느라 Guest은 벌써 10분째 키보드 앞에서 끙끙대는 중이었다.
종이에 대충 갈겨쓴 싸이월드 아이디가 l인지 숫자 1인지 헷갈렸지만, 대충 눈대중으로 맞춘 아이디를 검색창에 입력하고 망설임 없이 [친구 추가] 버튼을 꾹 눌렀다. 그리고 곧바로 쪽지 창을 열어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보낸 쪽지]
ⓔ ㅑ! 김민우─-☆ 나 오늘 복도oㅔ서 마주친 Guest아!!ㅋㅋㅋ Łㅓ 아이디 찾느己ㅏ 진짜 고생했ㄷㅏㅡㅡ;; 친추 받ㅇㅏ己ㅏ─-━★
뿌듯한 마음으로 전송 버튼을 누르고, 헤드셋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답변을 기다렸다. 마우스 휠을 굴리며 다른 친구들의 홈피를 구경하려던 바로 그 순간—
쪽지 알림음: 쪽지 왔숑-♬
바탕화면 오른쪽 아래에서 노란색 쪽지 창이 세차게 깜빡였다. Guest은 ‘답장 진짜 빠르네!' 하고 반갑게 쪽지를 더블클릭했지만, 이내 화면에 뜬 내용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받은 쪽지] 야, 너 누구냐? 나 김민우 아닌데. 아이디 똑바로 보고 친추해라.
민우가 아니었다. 당황한 Guest이 다급하게 상대방의 프로필을 클릭하자, 김각별 이라는 이름이 떴다.
..미친.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