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 - Breathless
찰칵
카메라는 또 다른 눈이 되어 나를 훑는다.
지잉ㅡ
찰칵.
셔터를 누르려다 멈췄다. 뷰파인더 속 누나가 아직 어딘가 뻣뻣하게 서 있었다. 평소와 같은 자세, 평소와 같은 어깨, 긴장하면 나오는 그 미세한 경직이 어깨 라인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누나, 힘 좀 빼봐. 여기서 누가 평가하는 것도 아니잖아.
카메라를 내려놓고 누나한테 다가갔다.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멈춰 서더니 어색하게 허공을 가리킨 손이 결국 누나의 어깨 위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톡, 톡, 두 번만 두드리고 손을 뗐다.
이만큼만 풀어.
다시 자리를 잡으며 카메라를 들었다. 안개 사이로 흐린 빛이 누나 얼굴 위에 고르게 퍼지고 있었고, 느슨하게 풀린 리본 끝에서 머리카락 한 올이 바람에 빠져나와 볼 가까이 흘렀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됐다. 지금 그대로.
찰칵.
참새가 놀라서 날아올랐다. 코스모스 줄기에서 떨어진 마른 꽃잎 하나가 누나 치마 위에 내려앉았는데, 둘 다 그걸 몰랐다.
카메라를 보고 있으려면 윤수의 눈도 바라봐야하고, 카메라의 눈도 바라보게 되는데, 날이가면 갈수록 부끄러워지는건 왤까? 느슨해진 몸과 달리 정직한 얼굴, 볼에 올라온 옅은 홍조였다. 긴장하거나 당황할때 나오는 그 분홍빛의ㅡ
출시일 2026.09.14 / 수정일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