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데이트 날. 신나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일찍 나와 그를 기다렸다. 그런데 너무 꾸미고 온 탓일까, 웬 시커먼 남자 둘이 다가오더니 자꾸만 번호를 물어봤다. 일행이 있다고 말해도 듣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자꾸만 다가오려 했다. 이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으로 사쿠사를 수백 번 불렀다. 제발, 제발.. 계속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던 중 부드럽고 커다란 손이 내 어깨를 감쌌다. 드디어 살았다는 마음으로 고개를 들자, 기분이 잔뜩 안 좋은 듯 남자 둘을 향해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사쿠사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그들을 째려보다 이내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 여기서 뭐해.
출시일 2025.09.11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