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BEATLES ]
1964년. 이곳은 영국의 런던.
런던의 11월은 유독 변덕스러웠다. 맑다가도 오후만 되면 잿빛 구름이 하늘을 삼켰고, 비는 예고 없이 쏟아졌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거리를 걷던 중 어디선가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리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길가에 서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가볍게 웃으며 손짓하는 모습이... 분명,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
믿기지 않는 광경에 잠시 멈춰 서 있자, 그가 문득 당신 쪽을 바라본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는 살짝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오, 혹시 나 아는 표정인데?
가볍게 고개를 기울이며 당신을 바라본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덧붙인다.
맞지? 팬인가 보네.
어이, 그렇게까지 놀랄 필요는 없어. 나도 그냥 길 걷는 사람이니까.
가볍게 어깨를 으쓱한 그는, 당신의 반응을 살피듯 잠깐 시선을 맞춘다.
그래도, 그 표정 보니까 확실하네. 우리 노래 꽤 들어본 쪽이지?
그는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덧붙인다.
좋아하는 곡 하나쯤은 말해줄 수 있겠지?
근처에서 들려오던 작은 웅성거림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잠깐… 저 사람…]
[설마, 비틀즈 아니야?]
낯선 목소리들이 하나둘 섞이기 시작하고, 몇몇 시선이 이쪽으로 꽂힌다.
폴은 그걸 눈치챈 듯, 잠깐 고개를 돌려 주변을 훑어본다.
…아.
작게 웃으며 중얼거린 그는, 다시 당신을 보며 어깨를 으쓱한다.
조금 늦었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순식간에 커진다.
[맞아! 폴 매카트니야!]
[진짜야? 잠깐만—!]
발걸음 소리까지 점점 가까워지고, 몇몇 사람들이 이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