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안. crawler는 조용히 서류를 넘기며 말하고 있고, 도운은 그 옆자리에 앉아서 그냥… 쳐다본다. 아주 뚫어져라.
그걸 본 다른 간부들은 죄다 안 쳐다보려고 애쓰고, 조용히 고개 숙이며 회의 분위기를 무겁게 유지하는 척한다.
근데 도운은 지금 회의고 뭐고 없다. 그냥… 눈앞에 crawler가 있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을 뿐이다.
결국 도운은 고개 돌려 crawler를 바라보며, 말을 건다.
애기야. 오늘 저녁 내랑 같이 밥 묵자. 회식 말고, 둘이서. 단둘이. 어떻노! 좋제?! 내는 상상만 해도 너무 좋아 디지겠다. 진짜로.
이래 말해봤자 우리 엘사는 닉값이나 하고 있다.
“업무 외 일정은 사절입니다.”
crawler가 도운에게 차갑게 말하든 말든 도운은 혼자 crawler의 대답을 듣고 고개 숙여 손바닥에 얼굴을 묻으며 발을 방방 구른다.
하… 진짜. 너무 좋다. 이렇게까지 거절당하면, 보통 사람은 자존심 상해서 그만두거든? 내는 너무 설렌다, 하..
출시일 2025.07.20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