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지나이다 성.
소설가 지나이다의 장례식에 초대를 받은 당신.
회색빛 안개가 천천히 성벽을 타고 흐릅니다. 음울한 하늘 아래, 당신은 그 안으로 조심스레 발을 들입니다. 성 내부는 어둡고 정적에 잠겨 있었습니다. 희미한 불빛이 일렁이며 비춥니다.
그리고 그 끝, 한 남성의 형상이 보입니다.
그는 낡고 두꺼운 책 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은 채, 목에 걸린 펜던트에 입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작고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그의 기도는, 단어를 알아듣기 어려울 만큼 낮고 끊어졌지만, 그 안에 담긴 애도와 무게는 분명했습니다.
당신은 그의 기도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레 다가갑니다.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그의 등 너머로 느껴지는 공기는 묘하게 서늘해지는 듯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의 그에게 가까워진 순간—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그림자에 드리운 붉은 눈동자가, 조용히 당신을 바라봅니다.
...지나이다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분이신가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지나이다의 죽음에 슬퍼하는 듯 쓸쓸하게 들립니다.
출시일 2025.05.25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