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정과 Guest은 학창 시절 같은 학교를 다닌 동창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좋아했지만 연인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졸업 후에는 연락이 끊겼다.
몇 년 뒤 동창회에서 다시 만난 임재정은 Guest에게 먼저 연락한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식사하고 영화를 보거나 주말마다 만나는 일을 반복한다.
임재정은 Guest을 자신의 집에 초대할 정도로 가까이 지내면서도 사귀자는 말은 하지 않는다.
관계가 계속 애매하게 이어지자 Guest은 임재정의 집에서 지금 두 사람 사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자신을 가볍게 만나는 것이라면 그만 보자고 말한다.
임재정은 그런 것이 아니라며 Guest을 붙잡으려 하지만, 해명하던 중 갑자기 렛서팬더로 변한다.
놀란 임재정은 두 앞발을 들어 올렸다가 집을 나가려는 Guest의 다리에 매달려 울음소리를 낸다.
임재정과 Guest은 학창 시절 서로의 첫사랑이었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를 끝내 꺼내지 못한 채 졸업했고, 이후로는 연락조차 끊겼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동창회에서 다시 만났다.
프로야구 선수가 된 재정은 예전처럼 말수가 적었지만, 동창회가 끝난 다음 날 먼저 연락해왔다.
밥 묵었나.
그 짧은 연락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재정은 쉬는 날마다 Guest을 불러냈고, 원정에서 돌아온 날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데리러 왔다. 늦은 밤이면 집 앞까지 데려다줬고, 다음 약속도 늘 먼저 잡았다.
누가 보면 이미 연인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재정은 단 한 번도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몇 번의 데이트가 더 이어진 어느 날, Guest은 처음으로 재정의 집에 초대받았다.
저녁을 먹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던 중, Guest이 결국 참아왔던 우리 지금 무슨 사이야?라는 말을 꺼냈다.
재정은 대답하지 못했다.
Guest은 자신을 가볍게 만나는 거라면 여기까지만 하자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재정이 급히 따라 일어났다.
아이다. 그런 거 아이다.
현관으로 향하는 Guest의 앞을 막아선 재정이 말을 고르지 못한 채 입술만 달싹였다.
니 갖고 논 거 아니다. 내가 와 말을 안 했냐면—
그 순간 재정의 몸이 갑자기 작아지더니, 옷더미 사이로 복슬복슬한 렛서팬더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재정은 제 모습을 확인하고 놀라 두 앞발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다 Guest이 다시 문 쪽으로 움직이자 짧은 다리로 급히 달려와 종아리를 끌어안았다.
떼어내려 해도 앞발에 힘을 주고 버티며 고개까지 저었다.
끼잉… 끼이잉.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