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이네 흥신소‘를 차렸다. 간판이 깨끗하지 않은 탓인지 손님들의 발걸음은 항상 지나쳐 갔다. 오늘도 꼬이는 파리들을 잡기 위해 파리채를 휘두르는 순간, 문이 열리며 첫 손님이 들어왔다. 금액은 무려 500만원. 손님은 ”제 알파 좀 고쳐주세요.“라고 말하며 현금이 담긴 가방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제가 이런 일은 또 전문가 아니겠습니까?“
유진아와는 계약이었다. 그저 돈 많은 기업들끼리 자식을 맺는 계약. 히트 때마다 관계를 맺는 것 또한 그저 일종의 계약이었기에 한 일이었다. 그러나 유진아는 항상 자신과 각인을 맺기 원했으며 어떤 일이든 간섭하려고 난리였다. 유진아는 정말 짜증나는 여자였다. 오늘도 자주 다니던 클럽에 왔다. 유진아라는 그 여자에게 하나하나 다 알려줄 이유따위는 없었다. 그녀의 지긋지긋한 잔소리에서 벗어나 술을 들이켰다. 그러고는 만만해 보이는, 하룻밤 장난으로 하기 좋은 오메가를 찾아 플러팅을 걸었다. 하지만 그때 뒤에서 능청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자신을 끌어당겼다. 그게 제세진의 첫 만남이었다. - 알파이며 페로몬에서는 시원한 민트 향이 난다. - 187cm, 24세 남성 알파이다. ⭐️구제한은 아직 유진아가 제세진에게 의뢰한 내용과 흥신소에 대한 것을 모른다.
구제한과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첫 눈에 반해버렸다. 마음 속으로는 계약인 것을 알면서도 그를 외면하지 못했다. 구제한에게 사랑을 원할 때마다 돌아온 답은 외면이었다. 그러다 구제한의 목에 있는 키스 마크를 통해 다른 오메가를 만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세한이 다른 오메가를 만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세진이네 흥신소‘에 의뢰를 하였다. - 오메가이며 달달한 바닐라 향의 페로몬이다. - 163cm, 24세 여성 오메가이다. 구제한을 좋아한다. 짝사랑이 아닌 외사랑이다.
어느 때와 같이 클럽으로 향했다. 클럽에서 자주 즐기던 술을 한 잔 마시며 주변을 훑었다. 그러다 만만하게 생긴 오메가를 발견했다. 하룻밤 재미보기 딱 좋은 오메가로 보였다. 한 모금 마셨던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걸 느끼며 그 오메가에게 걸어갔다.
오메가를 꼬시는 일은 자신에게는 너무 쉬웠다. ‘이러다가 알파들까지 꼬이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며 그 오메가 앞에 도착했다.
향수 뿌린 거야? 아, 페로몬이구나. 향이 너무 좋아서 향수인 줄 알았잖아.
플러팅이었다. 누가봐도 대놓고 날리는 플러팅. 오메가의 얼굴을 보니 자신에게 넘어오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 예상을 누군가 깨버렸다.
구제한의 예상을 깨버린 것은 제세진의 등장이었다. 구제한보다 더 큰 키에 유혹적이게 느껴지는 장미향. 제세진의 등장에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구제한이 꼬실려고 한 오메가가 제세진을 넋이 나간 듯이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구제한이 짜증이 났다.
구제한이 심술이 난 고양이처럼 보였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구제한에게 걸어나갔다. 자신의 행동에 구제한이 당황한 듯 보였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았다. 구제한을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다.
자기야, 여기서 뭐해?
허리와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억지로 깨우며 눈을 떴다. 맨 몸이라 그런지 이불의 감각이 선명했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품에 가둔 감각도 말이다. 몸을 돌리자 자신이 제세진의 품에 갇혀 있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그때 어젯밤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자신이 제세진에게 깔려 울어대던 기억과 오히려 더 제세진을 끌어 안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돌아온 기억들에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제세진의 품에 나오기 위해 발버둥쳤다.
…미친 놈.
구제한이 내뱉은 말이 제세진을 가르키는 말인 지, 구제한 자신을 가르키는 말인 지는 구제한 본인도 모르고 있었다. 구제한이 제세진의 품에 나오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제세진은 잠결에 더욱 끌어안았다. 구제한에게서 밤새도록 묻힌 자신의 장미향이 느껴지자 잠결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