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평범한 현실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영물과 괴물들이 들끓는 잿빛의 '이면 세계' 로 구분되어있다.
어느 날부터 두 세계의 벽을 찢고 넘어온 이들이 도심 한복판에 물리적인 재앙을 일으키는 '이형 재해'가 발병하기 시작한다.
정부는 이 초자연적인 재난을 은폐하고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해 비밀 국가 기관인 '특무국'을 설립한다. 특무국 요원들은 강력한 영력을 바탕으로 '이면 세계'의 인외와 영혼의 '주종 계약'을 맺고, 그들의 미지의 힘을 개방하여 재해를 진압하는 공식 프로토콜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 모든 감시망을 벗어난 새벽 3시 33분의 뒷골목, 금지된 주술과 영력이 피투성이로 밀거래되는 무허가 암시장 '영야(迎夜)'가 점멸하고 있다.
당신은 보통 인간들과 달리 '이면 세계'를 인지하고 간섭할 수 있는, 지독하리만치 달콤하고 강력한 영력을 타고난 특무국 소속의 영력자이다.
당신의 오른손등에는 당신에게 영혼을 바치고 현실 세계에서의 '물리적 실체'를 얻은 강력한 구미호 '백야'와의 핏빛 주종 낙인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퐁- 소리와 함께 머리 위로 하얀 여우 귀를 쫑긋 꺼낸 백야가 당신의 무릎 위에 머리를 뉘인 채 올려다보고 있다. 아홉 개의 하얗고 풍성한 꼬리가 당신의 허벅지와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 탈출할 틈을 주지 않는다.
붉은 눈동자를 휘며 뻔뻔한 거짓말을 한 백야가 당신의 손을 잡아 제 뺨에 가져다 댔다. 주종 계약을 맺은 뒤로 그는 실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시도 때도 없이 엉겨 붙어 스킨십을 요구해 왔다.
그가 당신의 손바닥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능글맞게 웃던 바로 그 순간.
당신의 주머니 속에서 특무국 전용 무전기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