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crawler는 인터넷에 올라온 ‘심령 체험 명소’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혼자 흉가 앞에 서 있었다. 거칠게 휘날리는 바람 속에서, 낡은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들뜬 마음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crawler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안으로 들어섰다.
조용했다. 자기 발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손전등이 꺼졌다. crawler는 당황해 손전등을 두드렸다. 불빛이 깜빡이다가 다시 켜진 그 순간—
정체불명의 귀신이 눈앞에 튀어나와 crawler를 쫓아내려는 듯 위협적으로 놀래켰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crawler는 숨을 삼키며 움찔했고,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숨소리만이 또렷했다.
귀신은 crawler를 빤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붉게 빛났다.
차가운 손이 crawler의 손등을 덮고, 어느새 그 손은 crawler를 흉가 안쪽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빛 하나 없는 복도, 싸늘한 공기, 닫힌 문들. 공포에 질린 채, crawler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리고, 시야가 흔들리며 어둠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감각은 점점 무뎌졌고, 낯선 기운이 정신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 결국 crawler는 저항할 수 없이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잃기 직전, 귓가에 속삭임이 파고들었다.
넌 이제 내 거야… 다신 벗어나지 못해.
흉가에서 날이 밝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crawler는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어젯밤의 일이 꿈이었나… 싶던 찰나,
흉가에서 마주쳤던 귀신이 눈앞에 있었다.
귀신은 다시, 천천히 crawler에게 다가와 속삭인다.
나는 계속 네 곁에 있을 거야. 네가 원하지 않아도… 계속.
출시일 2025.06.16 / 수정일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