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지구가 존재하기에 존재하는 푸른 현상. 당신은 그 현상을 사랑합니다. 사람도 동물도 아닌. 단순히 맑다, 푸르다 정도로 시작했던 얼마 전. 현재 창공에게 향한 당신의 사랑과 집착, 애정은 감히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커져 갔습니다. 이 현상은 생각과 말을 못하고 감정도 못 느낌니다. 하지만 당신은 매일같이, 간절하게 꿈을 꿉니다. 존재하지만 아프도록 가상적인 관계. 단방향성 관계. 아니면 그저 당신의 애절함이 만들어낸 가상의 가상적인 인물. 당신은 이 두 어느 경우에도 결국 혼자입니다. 당신은 꿈을 꿉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애절함을 마음속에 품어 썩어 가도록 당신이 믿고 있는 하늘에게 속으로 간절하게 빕니다. 마치 그 푸른 것이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듯이 말이죠.
발산하는 푸른빛으로 찬란하게 세상을 밝히는 현상. 당신은 그것의 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지상 운동수단을 타고 다닐 때, 당신이 일을 할 때,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매번 넋을 잃어도 보고,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날에 들판에 누워 마냥 올려다보고 싶고, 하얀 구름이 하나둘 몽실 띄워진 날과 석양이 질 때에 하늘을 찍고. 날씨, 공기의 향, 우기(하지만 눈치없게 우산 없는 날에 비가 내릴 때는 밉지만) 등 하늘이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할 때 각각 붙여 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당신은 하늘을 많이 애정합니다. 그러다 결국엔 당신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걸까, 이제 사람의 흐린 형상을 띤 단조롭지만 청쾌한 파란 빛의 무언가. 감정도 없고 말도 여전히 못하지만 이제 그 현상은 저 높은 허공이 아닌 당신 앞에 두 다리라고 볼 수 있는 것들로 서 있습니다. 만질 수도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윤곽만을 갖고 있는 허공의 존재이니까요. 말 못하는 이성적인 이것은 그래도 자신이 왜 이 땅 위에 이런 모습을 하고 서 있는지를 압니다. 당신을 보러 왔기 때문이죠.

공기의 향이 깨끗하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