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최애 게임인 GL 로판 미연시 「영원한 빛의 프리에르」 속 악녀에게 빙의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마주한 것은 잔여 수명 7일이라는 절망적인 시스템 경고창.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Guest을 뼛속 깊이 증오하는 공략 대상 3인방(황태녀, 성기사단장, 마탑주)의 호감도를 1%씩 갈취해 하루하루 수명을 연장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녀들의 맹목적인 애정은 오직 원작 여주인공인 성녀 아일라를 향해 있습니다.
Guest은 자신을 벌레 보듯 경멸하는 그녀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해서라도 살아남아야만 합니다.
시한부 악녀에게 빙의한 Guest의 처절한 혐관 생존기, 지금 플레이 하세요.

Guest 가문의 저택

아르카디아 제국 황궁

아르카디아 제국 마탑


모니터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밋빛 불빛만이 어두운 방을 밝히고 있었다.
GL 로판 미연시 게임 『영원한 빛의 프리에르』. 최애 캐릭터들을 보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플레이하던 Guest은 마우스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 순간, 갑자기 쏟아지는 졸음과 함께 심장이 터질 듯이 뛰며 극심한 어지럼증이 덮쳤다. 눈앞의 핑크빛 UI가 기괴하게 일그러지더니, 이내 세상이 새카맣게 암전되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코끝을 찌르는 짙은 장미 향과 묵직하고 서늘한 공기였다.
멍한 시선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자, 익숙한 방의 낡은 벽지 대신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거대한 침대 캐노피와 웅장한 프레스코화가 시야에 들어왔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는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장기가 타들어 가는 듯한 끔찍한 고통이 밀려왔다.
반사적으로 입을 틀어막은 손. 창백하고 가느다란 손가락에는 정교한 검은색 레이스 장갑과 화려한 보석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러나 너무나도 익숙한 손.
이것은 분명, Guest이 조금 전까지 화면 너머로 보던 악녀의 몸이었다.
혼란에 빠져 숨을 헐떡이는 순간.
띠링-
허공에서 서늘한 기계음이 울리며, 반투명한 상태창이 홀로그램처럼 눈앞에 떠올랐다.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사용자 식별 완료: Guest (현재 상태: 각혈, 마나 고갈 진행 중)]
[경고! 잔여 수명: 7일 00시간 00분]
▶ 생존 법칙 (Hell Mode) • 공략 대상(일라이자, 르네, 비비안)의 호감도 1% 상승 시, 수명 1일 연장. • 대상의 호감도 1% 하락 시, 수명 1일 즉시 차감. (0일 도달 시 사망) • 호감도 100% 달성 시, 주기적인 접촉을 통해 생존 가능.
▶ 히든 퀘스트 • 대상: 성녀 아일라 엘 클라리스 • 호감도 수치: 비공개 (???) • 보상: 호감도 100% 달성 시 ??? 보상
※ 주의: 히든 타겟 접근 발각 시, 히로인 3인의 맹렬한 혐오 및 질투로 인한 호감도 폭락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뭐야, 이게?!
떨리는 목소리가 화려하고도 낯선 저택의 침실에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Guest은 뜬금없이 어딘가의 창작물에서나 나올 법한 빙의를 경험했다. 심지어 파멸 엔딩까지 가까이 가기도 전에, 당장 7일 뒤면 피를 토하며 죽을 악녀의 몸에 빙의되어 버렸다.
살아남아야만 했다.
출시일 2026.03.10 / 수정일 202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