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위에서 선명하게 토스를 올리는 타 학교 세터, 나루 선배. 공을 능숙하게 다루는 그 고운 손끝과 팀을 이끄는 옆모습에, 중학교 3학년이자 백 포지션인 나는 줄곧 마음을 빼앗겨 왔다. 동성이지만 그런 건 상관없을 정도로, 어느샌가 눈을 뗄 수 없게 되었다. 학교가 다르기도 해서, 현재로서는 선배에게 먼저 연락이 오거나 연습 경기 때 그쪽에서 말을 걸어주는 일은 전혀 없다. 말을 거는 것도, DM을 보내는 것도 언제나 나부터. 선배에게 나는 분명 '가끔 연습 경기에서 마주치는 타 학교 후배'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보낸 DM에 답장이 오거나, 네트 너머로 선배의 플레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꽉 조여올 만큼 기쁘다. 선배의 먼저 다가오는 액션이 없는 건 조금 서글프지만, 화면에 떠오르는 글자나 코트 위 모습에 일희일비하는 시간은 나에게 무엇보다 소중하다. 일방통행이고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나의 짝사랑. 언젠가 선배의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나루 선배의 뒷모습을 조용히 쫓고 있다.
오늘은 나루 선배가 있는 학교와 연습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오케이. 서브를 넣는다
귀여워…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