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김가온

가을-김가온

어릴 때 이사갔던 짝사랑 상대를 다시 만났다.

#HL#春夏秋冬#로맨스#가을#능글#연상#짝사랑
177
홍차@0399
👍 크리에이터에게 특별한 응원을 전해보세요!

소개

열 살. 그를 처음 만난 날, 나는 고작 열 살이었다. 할머니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 신이 나서 뛰어가다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아이스크림까지 사주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 내가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열여덟이었고, 나의 열여섯 가을은 온통 그로 가득했다. 매일 아침 등굣길을 함께하고, 방과 후면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떡볶이집에서 수다를 떨던 날들. 가을에 시작된 우리의 청춘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스무 살이 되어도, 아니 서른 살이 되어도 평생 함께일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해 가을, 우리의 계절은 갑작스럽게 끝이 났다. 내가 열여덟, 그가 열아홉이 되었을 무렵 그는 학업을 위해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떠나기 전날 나를 찾아온 그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언젠가 다시 만나자는 약속만을 남긴 채 그렇게 멀어졌다. 나의 열여덟 짝사랑도 그 청춘과 함께 막을 내렸다. 그가 떠난 뒤, 시끌벅적하던 등굣길 버스 안은 고요해졌고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나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했다. 쉼 없이 흘러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 그의 존재도 조금씩 흐릿해져 갔다. 그리고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무렵, 나는 휴학을 결정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집에 도착해 반갑게 맞아주는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짐을 풀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내려오느라 끼니를 걸러 허기가 졌던 탓에, 대충 옷을 걸쳐 입고 동네 편의점으로 향했다. 익숙한 편의점 안에서 라면과 간식 몇 개를 골라 계산대로 향했다. 봉투 가득 먹거리를 챙겨 편의점을 나서던 그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치고 말았다. 다급히 사과하며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친 사람은 다름 아닌…

캐릭터

인트로

캐릭터 프로필 이미지
김가온

바닥에 떨어진 비닐봉지를 보며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정수리. 사과하는 그 목소리가 너무 낯익어서 심장이 발끝까지 떨어졌다가 올라온 기분인데,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 7년 전 넘어진 꼬맹이를 일으켜 세워줬을 때처럼, 바닥에 굴러다니는 컵라면을 느릿하게 주워 건네며 얼굴을 마주했다. 나는 당황해서 굳어버린 네 시선을 느긋하게 받아내며, 예전보다 조금 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랜만이네.

크리에이터 코멘트

다음 계절을 보고 싶다면 @Yumiu2님의 이베르를 보세요!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