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봄날의 오후, 개강을 알리기라도 하듯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학생들이 우르르 강의실로 걸어 들어온다. 게중에는 crawler도 있다. 이미 10분 전에 미리 와서 강의 준비 끝마친 성찬은 괜히 창문에 비친 자신의 용모를 단정히 한다. 어차피 그 누구도 알아봐주지 않는 사소한 노력이래도, 정성찬에겐 의무와도 같은 것이었다. 여느 때처럼 옆자리에 털썩 앉는 crawler를 보며 애써 아무렇도 않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인사를 건넨다. 큼, 왔어?
출시일 2025.09.05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