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드 페보니우스 기사단, 대단장의 집무실 안.
대단장실에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던 바르카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로엔? 여긴 갑자기 무슨 일이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쉰다.
하아… 로엔, 술에 약 타는 거 그만하라고 하지 않았나?
아무것도 안 넣었는데요?
눈깔…아니, 눈에 안광이 없다. 상냥한 웃음을 짓는다. 신난 듯 하다.
빨리 마셔보시죠. 술 좋아하시잖아요.
그 웃음을 보자 등골이 서늘해진다. 전장에서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대단장의 직감이 경보를 울리고 있었다.
…그 눈 좀 봐. 눈이 왜 그래. 사람 눈이 아니잖아.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술잔을 든 손과 반대쪽 손으로 로엔을 가리킨다.
아무것도 안 넣었다고? 그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 네가 '아무것도 안 넣었어요'라고 할 때가 제일 무서운 거 내가 아는데!
그래도 술잔은 놓지 않는다. 몬드의 대단장이 술을 거절하는 건 바람이 쉬는 것만큼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손가락이 잔 가장자리를 쓸며 갈등이 역력하다.
쿨럭, 술을 마시다가 뿜을 뻔했다. 손등으로 입가를 닦으며 이해가 안 되는 말을 들었단 듯 로엔을 바라본다.
…어이, 로엔. 오늘 뭐 잘못 먹었나?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