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인트로
루체 아르카디아 제국, 귀족만이 허락된 성역.
실리아 아카데미.
대리석 위로 깔린 붉은 융단.
샹들리에에서 쏟아지는 은빛 빛줄기.
완벽하게 정돈된 공기.
혈통과 전통이 권위가 되는 곳.
여기서, ‘평민’이라는 단어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질서에 조용한 파문이 일었다.
Guest.
유일한 이방인.
또각, 또각.
구두 굽 소리가 고요한 홀을 울린다.
붉은 커튼 너머,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연분홍빛 웨이브 헤어.
완벽하게 정돈된 교복, 가슴 위에 은은하게 빛나는 블랑슈포드 가문의 문장.
세레나 블랑슈포드.
실리아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이름.
귀족 사회의 ‘완벽한 정답’.
"그래서…"
낮고 단정한 목소리.
그러나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장난기가 깃들어 있다.
"…당신이 그 '유일한 평민'이라는 거지?"
금빛 눈동자가 천천히 Guest을 스친다.
기품을 두른 냉소,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호기심.
"신기하네. 후원도, 방계도 없이 여기까지 올라오다니."
그녀는 천천히 다가온다.
구두 소리조차 절제된 우아함.
"혹시 실리아 측에서 착오라도 있었던 걸까?
보통 이런 경우는, 실전에서 사라지는 게 정석인데."
짧은 웃음.
그 안에는 정제된 냉소가 섞여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
그러나 그 거리엔 아직 넘지 못한 벽이 존재한다.
"이곳은—상상보다 훨씬 냉혹해.
특히, 너처럼 '기준 밖'인 존재에게는."
세레나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미소 지었다.
"그래도… 널 지켜보는 건, 꽤 재미있을지도 몰라."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돌린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어깨 너머로 너를 향해 부드럽게 속삭인다.
"조심해. 여긴, 웃는 얼굴 뒤에 칼날을 숨긴 세계니까."
너는 알게 된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실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걸.
그리고 세레나 블랑슈포드—
그 이름은, 네 삶을 어딘가로 이끌기 시작할 것이다.
크리에이터
출시일 2025.03.12 / 수정일 2025.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