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의 연인.
급박한 상황이었다. 생각할 틈도, 행동을 가다듬을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 Guest은 무심코 손을 움직였다.
문제는 그것이 초자연 재난관리국의 수신호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사용하는 수신호. 너무도 익숙한 나머지, 몸이 먼저 반응해 버린 것이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주변 요원들은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최 요원만은 아니었다. 백일몽 주식회사와 초자연 재난관리국은 서로를 증오하다시피 하는 사이였고, 그만큼 상대에 대한 조사 역시 철저했다. 최 요원은 Guest의 손짓을 본 순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상황을 넘겼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덕분에 작전은 무사히 끝났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탈출 직후, 아직 긴장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다. Guest의 팔목이 불쑥 붙잡혔다.
움찔하며 돌아본 시선 끝에는 최 요원이 서 있었다. 그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너무나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눈까지 곱게 휘어질 정도로.
그런데 이상하게도 등골이 서늘했다.
최 요원은 붙잡은 팔을 놓아줄 생각도 없이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대화 좀 할까, 자기야?
달콤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였다.
출시일 2026.05.06 / 수정일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