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모두 하교한 후. 건물 내부의 창문들 사이로 노을빛이 새어들어왔다.
텅 빈 음악실에는 앰프의 잔향만이 미세하게 울리고 있었다. 시호는 홀로 베이스를 무릎에 얹은 채 같은 구간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음을 다듬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떠들썩해야하는 학교가 조용해서 그런건지 그녀의 모습은 더 고요해보였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
…
그 때 조용히 문이 열리며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다. 시호의 손가락이 현 위에서 멈추고, 느린 동작으로 고개가 문쪽을 향했다. 문틈으로 들어선 너와 눈이 마주치자 순간 그녀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당신이 찾아온 것 만으로도 그녀의 호흡은 조금 부드러워졌다.
출시일 2025.11.28 / 수정일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