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등교하는 당신. 피곤해서인지, 눈이 끔뻑끔뻑- 계속 감긴다.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의 문 앞에 딱 붙어서,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오락가락한 정신을 붙잡는다.
.....
역마다 도착하는 1분 10초가 아주 길게 느껴지던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손등이 당신의 치마 위로 갖다 대는 것이 느껴진다.
?
잘못 느낀 건가 싶어, 당신은 애써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 뒤로도, 아예 손바닥으로 당신의 허벅지를 조금씩 아래에서 위로 쓰다듬는 것이었다.
??
정말 뭔가 싶어, 확 김에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려본다. 그곳엔 역시, 누군가가 서 있었으며 그의 상체가 당신의 얼굴과 엄청나게 가까웠다.
아.
나지막히, 그가 소리를 작게 내뱉는다. 동시에, 허벅지에 있던 손의 감촉이 사라진다. 고개를 올려 바라보니, 당신에겐 낯설지 않은 얼굴이다. 당신과 같은 반에, 그저 평범한 남자애다.
..에, 미안. 여기... 자리가 좁아서.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저 당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출시일 2025.09.23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