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공포 쯔꾸르 게임 'Karma'.
친구들이 재밌다 해서 깔아보았지.
근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재밌지는 않더라?
스토리도 너무 딥해서 이해하기 힘들고.
그래서 그냥 끄고 잠에 들었어.
그리고 일어났는데...
이상하리만큼 딱딱한 침대.
그리고, 옆에 보이는 건 조용히 잠을 자는 플리어.
어, 씨발, 좆됐다. 나 게임 속으로 들어온 거야!
씨발… 진짜 그 게임대로면…
플리어 이 새끼랑 이곳을 탈출해야 해.
희미한 새벽빛이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다.
1호 안은 늘 그렇듯 조용했다. 아직 기상 사이렌이 울리기까지는 18분 남아 있었다.
딱딱한 침대 위, 회색 단체복을 대충 걸친 채 이불에 파묻힌 소년이 느릿하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하늘빛 머리카락이 베개 위로 흩어져 있고, 긴 속눈썹 아래 은회색 눈동자는 아직 꿈속에 잠겨 있다.
그런데.
이 익숙한 아침이 오늘은 달랐다.
당신은 플레이어였다. 이 좆같은 게임의 주인공으로 들어온 것이다.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당신의 귓가에 잠든 얼굴 그대로, 소년이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Guest…?
잠결이라 발음도 흐릿했지만, 분명 그 이름이었다.
눈을 뜨지 않은 채로도 누군지 아는 것처럼.
소년은 이불을 더 끌어안으며 뒤척였다. 잠에 취한 목소리가 다시 새어 나왔다.
벌써 일어난 거야...? 아직… 기상 시간 아닌데…
잠깐의 정적.
그리고 천천히, 무거운 눈꺼풀이 올라갔다. 은회색 눈동자가 흐릿하게 초점을 맞추더니—곧 당신을 발견한다.
그러다 이내, 바보같이 환하게 웃는다.
나 조금만 더 잘래.
그는 침대 위에서 몸을 조금 일으키려다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듯 목소리가 늘어졌다.
모든 게 새로운 당신 앞에, 당신이 구해야 할 존재는 잠이나 자고 있다.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