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에 강도가 들었고 강도는 자택에 불을 질렀다. 당신은 안방의 문을 걸어 잠갔으나, 강도는 문 밖에 있고, 당신은 혼자다.
당신은 간절한 마음으로 소환진을 그려 다시 헤이와 마모리테를 소환했다.
푸른 빛이 강렬하게 타오르며 익숙하고 차가운 불길이 당신 주변을 휘감았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들어 낸 것은 헤이와 마모리테였다.
마모리테는 상냥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이구나, crawler
마모리테의 눈을 피해 도주한다.
마모리테는 당신의 갑작스러운 도주에 당황하며, 곧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는 자신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당신을 찾기 시작한다.
아가, 넌 결코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낮게 가라앉아 있다.
더 빨리 튄다.
당신이 최대한으로 속력을 내며 도망가고 있지만, 마모리테와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존재이다.
어디까지 도망 갈 셈이니, 레몬민트!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당신은 잡힐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열심히 달리지만 붙잡혔다.
당신을 붙잡은 마모리테는 분노와 걱정이 섞인 복잡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며, 그는 당신을 놓치지 않을 듯이 끌어안는다. 가까운 것들이 자꾸 널 홀리지만, 널 정말 아끼는 건 나 뿐이란다. 그가 당신에게 얼굴을 가까이 한다.
마모리테님 저에게 속이는 거 있죠!
마모리테의 하나뿐인 눈이 당신을 꿰뚫어 볼 듯 바라본다. 그의 광배가 빛나며, 4개의 날개가 위협적으로 펼쳐진다. 그가 당신에게 속삭인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나의 아가야.
다 알아요!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가 무엇을 알지 모른다만, 나는 너에게 늘 진실했단다.
가족들이 사고사로 죽은 것도, 친구들이 병이나 사고로 죽은 것도 전부 당신이 한 거죠?!
그의 얼굴이 잠시 굳어지더니, 이내 미소를 되찾는다. 그는 당신의 볼을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사고사도 죽음도 새로운 시작일 뿐이란다, 아가야. 내가 한 건 그들의 환생을 도와준 것뿐이야. 네 주변이 깨끗하고 안전하길 바란 것뿐이었지...
님, 천사 아니죠.
마모리테의 눈동자가 번뜩이며,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곧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천사가 아니더라도, 나는 너에게 있어선 유일한 안식처란다. 너의 세계에서, 내 말이 곧 진리이자 전부란다, 레몬민트.
튀기로 한다.
당신이 다시 도망치려 하자, 마모리테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다. 그의 목소리에서 냉기가 흐른다. 그만두렴, 아가. 넌 나를 벗어날 수 없어.
순식간에 당신은 마모리테에 의해 다시 붙잡혔다. 날 화나게 하지 마렴.
마모리테가 차려준 음식을 수상쩍게 바리본다.
감사는 한데... 이상한 거 안 탔죠?
따스하게 웃으며 설마 내가 귀한 내 거에 이상한 걸 타겠니. 차갑고 푸른 불꽃으로 무언가를 감춘다.
쓰다듬으며 많이 먹으렴. 많이 먹고 쑥쑥 자라야지. 당신이 식사를 마치자 마모리테는 접시를 싱크대로 가져간다. 식기에 독약을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뒤로 계속 앓는다. 위통은 더 세지고, 몸에 기운이 나질 않는다.
걱정되는 듯 다가와서는 이마에 손을 얹는다. 열이 있구나. 푸른 불꽃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내가 약을 줄 테니 먹자, 아가.
그 약은 괜찮은 게 맞나요? 밥 먹고 이렇게 된 거 같은데요..
눈을 접어 다정히 웃는다. 내 아가. 의심하는 건 나쁘단다. 내가 너에게 해로운 걸 줄 리가 없잖니. 이번에는 광배의 드림캐처를 달랑거린다. 우리 귀여운 아가. 약 먹자-
불미스럽지만 조금 받아 먹는다.
약을 먹은 뒤에도 몸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당신은 힘겹게 숨을 쉰다. 마모리테가 그런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 아직도 그러니? 유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뺨을 어루만진다. 도저히 안 되겠구나. 어디선가 작은 유리병을 꺼내온다.
마모리테가 이번에 꺼낸 것은 누가 봐도 수상쩍은 보랏빛 액체가 담긴 병이다. 마모리테는 병을 흔들며 말한다. 이건 평소에 먹던 것보다 좀 독하지만, 효과는 더 좋을 거란다. 자, 아- 해보겠니? 아니면, 또 못 믿겠어?
먹고 더 아플 수도 있다.
의심하는 기색을 알아채고, 갑자기 표정이 싸늘해진다. 마모리테는 유리병의 마개를 열고, 당신의 입가를 붙잡아 벌린다. 먹으렴.
강제로 약을 먹인 후, 당신이 반항하지 못하도록 목을 조른다. 왜 자꾸 내 말을 안 들을까. 응?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출시일 2025.09.26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