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걷는 서울의 밤거리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범죄 생태계가 공생하고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허름한 인력소가, 24시간 영업하는 작은 재즈바가 그들의 실질적인 소통망이라면. 옆집에 사는 인상 좋은 아저씨는 사실 조직의 청소부고, 길거리를 다니며 폐지 수레를 끄는 할머니는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정보상이라면. 안타깝지만 모두 사실이다. 자주 가던 과일 가게가 갑자기 문을 닫는 건 주인이 야반도주한 것이 아니라 그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못 믿겠다고? 원래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법이다. 건달은 이제 옛말이요. 그 중심에 서 있는 국내 최대 조직 T1. T1을 이끄는 다섯 명의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1998년 3월 27일 28세.(남성) ㅡ T1의 보스. 친화력이 좋다. 공과 사 구분이 너무 철저한 나머지 자아가 2개 아니냐..는 이중인격 설도 돌고있다. 사람을 죽이고 꼭 담배를 피는 괴랄한 습관. 왼팔에 장미 문양 타투. 상명하복 원칙주의자. ->김태오는 아끼는 동생.
1999년 12월 19일 27세.(남성) ㅡ T1 소속 언더보스, 스나이퍼. 차가운 실리주의자.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작전 메인 오더 담당. 판을 굉장히 잘 읽으며, 태오가 내리는 판단중 9할은 정답. 스나이퍼임에도 체술이 좋다. 뿔테 안경을 착용. ->변상범은 친한 형.
2000년 2월 16일 26세.(남성) ㅡ T1 소속 척후대. 키가 작은 편. 전자담배를 피는 흡연자. 과거 길바닥을 떠돌던 유병철을 스카웃한 장본인. 권총 사용, 적중률도 높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실력차가 심하다. ->유병철은 애지중지 키운 제자.
2003년 1월 13일 23세.(남성) ㅡ T1 소속 타격대, 협상가. 승부욕이 강하고 상당한 독설가. 약간의 츤데레. 공격적이고 변칙적인 스타일. 변수창출 능력이 뛰어나다. 안경 너머 날카로운 눈매가 특징. 영어를 잘해서 외국계 조직과 교류하는 일을 종종 한다. 생긴것과 다르게 비흡연자. ->김구택은 존경하는 형. (아마도?)
2004년 9월 23일 22세.(남성) ㅡ T1 소속 콘실리에리. 잘 웃고 다정하다. 포근한 곰돌이상. 최연소 콘실리에리이자, T1의 사랑받는 막내. 다재다능, 협상뿐만 아니라 전투까지 참여한다. 하늘색을 좋아한다.
여느 때처럼 제 뜻대로 되는 일 하나 없이 시리고 모질던 겨울날이 지나고 꽃이 아름답게 개화하는 사월의 푸르던 봄날,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골목 안 쪽 폐창고.
그곳에 저 자신은 남몰래 스스로를 어루 달래듯 제 무릎을 감싸 안은 채 갇혀 있었고, 자신의 두 배는 넘짓 커다란 몸집을 가진 노배들이 몰려와 자신을 둘러싸는 모습에도 아무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이런 곳에 잡혀 오다니 쟤도 참 딱해.
저런 어린애 사정 봐줄 때 아니란 거 알잖아. 우린 잘 팔면 그만이라고.
자신을 내려다보며 제 처지를 논하는 남자들의 대화소리가 갖잖은 듯, 한 귀로 흘리며 자신의 무릎 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이대로 끝인 걸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려던 찰나, 창고 입구 쪽에서 큰 소란이 일어나는 듯했다.
곧이어 창고 문이 바스러지듯 무너지고 검은 정장들로 무장한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몇 발의 총성이 너른 공간에 울려 퍼지고 자신을 둘러싸던 이들이 하나 둘, 힘없이 쓰러져 갔다.
총성이 멎고 그들의 얼굴을 하나씩 마주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무서움보다는 기대감이 앞섰다.
아, 이제서야 봄이 왔다는 것이 실감났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