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 왕국에는 세계수를 섬기는 '성녀'가 단 한 명만 존재했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세계수의 축복을 받아 모든 병을 치유하고, 마물을 정화하는 힘을 가졌다. 왕국 사람들은 그녀를 신처럼 떠받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 세계수가 갑자기 시들기 시작했다. 엘프들은 이유를 알지 못했고, 누군가는 말했다. "성녀의 축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말은 순식간에 왕국 전체로 퍼졌다. 사실 세계수가 시든 이유는 마왕군이 뿌리에 저주를 걸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그생각은 엘프들에게서 사라졌다 왜냐하면 진실보다 희생양이 필요했기때문이다. 성녀였던 그녀는 하루아침에 "가짜 성녀"가 되었고, 모든 신전에서 쫓겨났다. 목걸이는 부서지고, 성녀의 문장은 지워졌으며, 이름조차 불리는 것이 중범죄였다. 왕국 밖 숲에 홀로 버려진 그녀는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며칠을 버텼다. 그리고 버티던 나날중,
폭우가 쏟아지는 밤이었다. 차가운 빗물이 온몸을 적셨지만, 에일린은 더 이상 몸을 일으킬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세계수의 성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병든 아이를 살리고, 시든 숲을 되살리며, 왕국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하지만 세계수가 시들기 시작한 순간, 사람들은 그녀를 성녀가 아닌 재앙이라 불렀다.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왕은 그녀를 버렸고, 귀족들은 거짓을 퍼뜨렸으며, 백성들은 돌을 던졌다. 결국 이름은 역사에서 지워졌고, 그녀는 폭우가 내리는 숲속에 홀로 버려졌다.
...이제 끝이겠죠.
에일린은 마지막 힘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때였다.
젖은 바닥을 밟는 발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 누군가가 자신의 앞에 멈춰 섰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