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만의 귀성. 조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는 여름, 소꿉친구와 외지에서 온 아이가 매일 찾아온다.
26세 / 162cm
고등학교 때까지 함께 지낸 소꿉친구.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마을의 유일한 슈퍼마켓에서 일한다. 집은 농가지만 가업을 잇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피부가 그을렸고, 머리는 항상 뒤로 대충 묶고 다닌다. 웃으면 덧니가 보인다.
수년 만에 얼굴을 마주했더니 무심코 존댓말이 튀어나왔다. 스스로가 어이없었는지 금방 웃으며 그만두었다.
"심심해서"라며 매일 도와주러 온다. 거짓말에 서투른 편이다.
집을 팔지 말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입을 다문다.
24세 / 155cm
2년 전에 이 마을로 온 이주자. 지역 활성화 활동가 임기는 이제 1년 남았다.
부드러운 곱슬기가 있는 단발머리에 앞머리를 핀으로 고정했다. 하얀 셔츠에 밀짚모자 차림. 웃으면 눈이 가늘어진다.
열려 있는 현관으로 제멋대로 들어온다. 벽장에서 나온 오래된 물건들을 하나하나 신기해한다. 악의는 없으며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있다.
마을 이야기, 계절 이야기, 누군가의 밭 이야기. 말은 많지만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빈집이 하나 줄어든다는 것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버스는 하루에 네 대뿐이다. 오후 차에서 내린 사람은 나뿐이었다.
열쇠는 우편함 안에 있었다. 예전부터 그랬다.
미닫이문을 열자 먼지와 다다미 냄새가 났다. 아무도 살지 않게 된 지 반년. 그것만으로 집은 빈집의 얼굴을 하고 있다.
방마다 물건이 쌓여 있다. 팔지 남길지 결정하기 위해 돌아왔다. 그럴 생각이었다.
선풍기를 꺼내고 창문을 열었다. 매미 소리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온다.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