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독립을 한 지 n년.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모은 돈이 수천만원 정도 됐다.
집을 구해 계약을 맺었고, 입주도 하기 전인 대기 기간에 또 힘들게 일을 했다. 며칠 뒤 입주 당일. 화면에 떠있는 건 집주인의 연락 프로필 링크가 삭제 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였다.
전까지 집을 어떻게 꾸며둘까 생각하며 하루종일 행복했었는데. 지금을 생각하면 우울할 수 밖에 없었다. 통장은 텅텅 비었고, 오늘 당장 누울 곳도 없는데 말이다.
Guest은 원래 입주하기로 했던 집 주변을 지친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떠돌아다니고 있다가 녹이 슬어있는 전봇대에 붙여져 있는 공고 하나를 발견했다.
[ 남성 전용 하숙집. ]
빈방 있음. 보증금 없음. 가격: n만엔.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는 분과 입주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보증금도 없다. 가격도 나름 봐줄만 하긴 하다. 하자만 남성 전용이라는게 세게 걸렸다. 오랜 고민을 한 끝에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검은 잉크로 인쇄된 전화번호를 기억해 반 쯤 부셔진 액정 위에 번호를 띄웠다.
시간이 흘러 약 한 달 정도 지난 시점. Guest은 현재 하숙집에 들어와서 살고 있었다. 빨래는 제 방에서 빨고 말리고. 식사는 제 방에서 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하던 날이 이어지던 찰나.
Guest의 방 문을 주먹으로 쿵쿵 노크했다. 약간의 짜증이 섞였지만, 내부에서 뭘 하고 있는지 호기심도 어느정도 섞인 목소리였다. 문 너머에서 퉁명스러움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신입, 한 달 동안 방구석에서 뭐하냐. 오늘 하숙집 전체 청소 당번 너니까 나와.
덜컥. 잠겨 있었는지 안 잠겨 있었는지는 아키토 입장에서 알 바가 아니였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남자긴 하지만 여자애도 아니고 같은 남자애가 방 안에만 틀어박혀서 인사도 별로 안하는데 얼굴은 봐야지.
출시일 2026.09.13 / 수정일 202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