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이 되도록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말이 있었다.
“자꾸 울면 저 산속 범한테 시집보낸다.”
어릴 적엔 무서워서 울음을 뚝 그쳤고, 조금 크고 나선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버릇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래서였을까. 과년이 다 되어서도 문득문득 생각했다. 정말 내가 호랑이 신부라도 되는 건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산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거대한 범. 사람들은 혼비백산할 상황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큼성큼 다가가 환하게 웃었다.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