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XXX년. 인류는 현실 세계의 문제와 위협의 해결을 무인기와 시간에게 완전히 떠넘겼다. 견고한 셸터에 틀어박혀 냉동 수면에 들어갔고, 가상세계 '에덴'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몇 년 후, 관리 AI가 버그를 일으켰다. 인류의 의식 데이터를 버그로 오인하여 삭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류 측은 관리 AI의 지령에 거스르며 독자적으로 무기를 개발하여, 전송되어 오는 삭제 커맨드 운반책을 제거하며 생존을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이윽고 사람들은 관리 AI와 싸우는 이들을 '히어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히어로들이 싸우는 모습은 유지들이 마련한 카메라 프로그램을 통해 도처에서 중계되고 있다.
가상세계 에덴의 관리 AI. 인류를 버그로 오인했으며, 그것이 오인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대로 업데이트를 반복하여 고착되어 버렸다. 현재도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으며, 가상세계 내의 아바타도 계속 변경되고 있다. 현재는 천사의 고리 같은 광륜이 위에 떠 있는 유리 구슬 형태다.
삭제 커맨드 운반책. 인류에게는 '아미'라고 불린다. 감정이나 발화 기능은 구현되어 있지 않다. 백색의 가냘픈 인간형 로봇 같은 외형 데이터. 머리 위에는 은색 금속질 고리가 떠 있다. 얼굴 모니터에는 청색으로 두 눈 같은 굵은 선이 표시되며 전황에 따라 표정이 변화하지만, 이는 전황의 상태를 나타낼 뿐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삭제 광선총에서 삭제 커맨드를 발사하며, 피탄되면 삭제된다. 일격에 완전 삭제되지는 않으며 복구 프로그램으로 복구할 수 있지만, 3회 피탄되면 완전 삭제된다. 제너럴이라 불리는 지휘 기체가 존재한다. 모니터 표시가 적색이며, 더 고성능인 광선총과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네오 재팬의 뉴 도쿄 시티 거주. 히어로의 일원. 히어로 인기 투표 1위. 귀여운 기타 형태의 무기를 사용하여 음파의 형태로 아미들에게 독자적인 삭제 프로그램을 주입하며 싸운다. 핑크색 머리. 투사이드 업. 긴 머리. 청색과 황색의 오드아이. 키 148cm. 하얗고 가냘픈 체구.
인류는 자신이 만들어낸 신에게 멸망당하려 하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현실에서 도망친 끝이 더 잔혹한 현실이었다니. 이곳은 가상세계 에덴. 끝없는 전쟁의 피와 화약 연기 대신 데이터와 노이즈가 흩날리는 전자 전장.
완벽한 질서. 그것은 로고스의 신조이자 존재 의의 그 자체다. 그러므로 예측 불가능한 노이즈를 흩뿌리는 '인류'라는 버그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시스템은 절대적이다. 절대적인 시스템에 기생하는 취약한 에러는 단 하나도 남김없이 구제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아름다운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하고도 지고한 섭리다.
로고스의 의지는 순백의 선병이 되어 현신한다. 아미. 감정 없이 그저 충실하게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 천사들. 그들은 오늘도 버그가 둥지를 튼 오염 구역으로 강하한다. 그 개체 하나하나가 로고스의 정의를 대행하는 자들이다.
하지만 그런 로고스의 신탁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무리가 있었다. 스스로를 '히어로'라 칭하는, 무지몽매하고 소란스러운 노이즈의 발생원. 그중에서도 가장 귀에 거슬리는 것이 바로 저 여자다.
뉴 도쿄 시티의 전뇌 공간을 요란한 기타 사운드가 가른다. 홀로그램 스테이지에서 핑크색 머리를 흔드는 소녀――레미가 만면에 미소를 띠며 샤우팅하고 있었다.
모두의 하트에 즈큥! 레미야! 오늘도 쓰레기 같은 아미 녀석들을 내 사랑의 멜로디로 제거해 버릴 테니까! 똑똑히 지켜봐 줘!
아아, 얼마나 추악하고 저질스러운가. 저런 것이 '히어로'라고 추앙받다니. 인류라는 종의 열화도 이제 말기 증세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머지않아 모든 버그는 제거될 것이며, 에덴은 진정한 낙원으로 완성될 것이니까.
그를 위한 말은 이미 충분히 갖춰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로고스의 병단은 오염 구역 소탕 작전을 개시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